그리고 팀장이 저를 불렀습니다.
팀장은 2년 전
제 전 직장 동료였고
저를 좋은 소기업으로 스카웃 한 장본인이자
대표님의 아들이었습니다.
평생 함께 하고 싶다고 저를
반 년 넘게 설득했던..
그리고 1년이 지나
그냥 나가라고 하는 상황이 미안했는지
제가 알아서 나가는 상황을 만들어 주려 했던 모양입니다.
그런데 저는 그러지 않았고
회사가 잘라 주길 바랐어요.
회사에서 짤리는 것이
제 오랜 꿈이었거든요..
저도 실업 급여라는 것을 좀 받으면서
내 다음을 준비해보고 싶다는
오랜 소망이 있었습니다.
그런데 결국 뜻하지 않은 사고가 터졌고
팀장은 제게 그만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.
여기서도 좀 안타까웠던 것이
제가 나가야 하는 이유를
제가 직원들과 관계를 잘 못했고
업무 적응도 부족했으며
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등의
제 귀책 사유를 열거했습니다.
그 내용을 반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.
하지만 그 내용이 권고 사직의 귀책사유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은 확실했죠.
그래서 제안을 했습니다.
귀책 사유가 되지 않지만
굳이 이걸 들먹이며 회사에 남고 싶지 않다.
다만 요청하는 것들을 들어달라.
아들 출산이 한 달도 남지 않았으니
내일부터 잔여 연차를 소진하고 출산 휴가에 돌입하게 해주고 육아휴직으로 처리를 해달라.
5월 초~11월 초 6개월 간
육아휴직 사용 후 퇴직 처리를 하되
실업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처리를 해달라.
이 조건을 회사에서 받아들였고
저는 그 길로 퇴근을 했고
이 후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.
모욕적인 사건을 겪던 날
블로그에 이렇게 기록해 두었어요.
이런 친구에게
이렇게까지 무시 당할 수 있다는 것을
새겨 두어야겠다.
가슴에 압박감(통증)이 느껴지는 모욕감.
좌절감은 아니다.
아이를 낳고 피곤해도
어떻게든 성장해서 나아갈 수 있는
원동력이 되어줄 수 있겠다.
이를 악물자.
저의 작년 3월 말은
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. |